국내 차량 금융·운용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면서, 소비자와 사업자가 자동차를 선택하는 기준이 “구매”에서 “이용”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는 현금이나 할부로 차량을 구입한 뒤 오랫동안 보유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초기 비용을 낮추고 유지·관리 부담을 줄인 계약 구조를 선호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대표적인 예가 일정 기간 동안 월 납입액만으로 차량을 이용할 수 있는 장기렌트카 상품으로, 보험·세금·정비가 패키지로 포함된 경우가 많아 사회초년생과 1~2인 가구, 업무용 차량이 필요한 개인 사업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비슷한 개념의 상품으로는 계약 기간 동안 차량을 장기 대여하는 장기렌트가 있으며, 두 상품 모두 만기 시점에 차량 반납이나 인수, 재계약 등 다양한 선택지가 열려 있다는 점에서 과거 단순 월세 개념의 단기 렌터카와는 다른 성격을 갖는다. 금융사와 제조사, 전문 렌털사가 함께 설계한 자동차리스 시장도 동시에 성장하고 있다. 리스는 회계·세무 처리에서 장점이 있어 고소득 전문직과 법인이 많이 활용해 왔는데, 최근에는 개인 소비자들도 이자율·잔존가·보증금 구조를 정교하게 설계해 월 납입액과 세제 효과를 동시에 고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신차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초기 목돈 없이 새 차를 이용하고자 하는 소비자에게 특화된 상품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신차를 대상으로 한 장기 렌트 상품인 신차장기렌트카는 출고 지연과 옵션 구성, 잔존가 리스크 등 신차 구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민을 줄여주고, 계약 기간 동안 유지비를 예측 가능한 범위 안으로 묶어준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용자들은 차량 가격과 조건을 비교할 때 단순 할인율뿐 아니라 월 납입액과 총 계약 비용을 기준으로 여러 회사의 견적을 분석하는데, 이 과정에서 온라인 플랫폼과 비교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장기렌트가격비교를 꼼꼼하게 진행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같은 신차라 하더라도 계약 기간, 약정 주행거리, 잔존가 설정에 따라 월 비용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조건을 세분화해 제시하는 신차장기렌트 상품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기존의 “렌터카” 이미지에서 벗어나 장기 이용을 전제로 한 서비스형 모델인 장기렌터카는, 차량 관리에 많은 시간을 들이기 어려운 바쁜 직장인과 자영업자에게 특히 유리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리스 시장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특정 기간 동안 차량 사용권을 확보하고 만기 시점에 인수·반납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신차리스는, 고급 브랜드를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해 왔다. 최근에는 전기차와 수입차까지 상품군이 확대되면서, 차량을 직접 소유하기보다 일정 기간 이용 후 최신 모델로 교체하려는 고객층이 증가하고 있다. 장기 대여와 금융 리스의 장점을 혼합한 하이브리드형 상품도 등장했는데, 일정 기간 이상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월 납입액과 유연한 교체 옵션을 제공하는 장기리스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장기 이용을 전제로 다양한 옵션을 결합한 계약 구조는, 자산을 보유하기보다 비용으로 처리하며 리스크를 분산하려는 기업 재무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일부 업체는 장기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리스와 렌트를 결합한 형태의 맞춤형 상품인 장기렌트리스를 제안하며, 차량 교체 주기와 잔존가, 회계 처리 방식까지 한 번에 설계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전문가들은 “이제 신차 선택은 단순히 차종과 색상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금융·운용 구조를 통해 얼마의 기간 동안 어떤 방식으로 이용할지를 설계하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소비자와 사업자는 자신에게 맞는 계약 방식을 찾기 위해, 보험·세금·정비가 어느 정도 포함되는지, 계약 종료 후 인수 가격과 중고차 시세는 어떻게 될지, 월 납입액이 전체 재무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동일한 차량이라도 계약 방식에 따라 체감 비용과 만족도가 크게 달라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차량을 오래 보유할 계획이라면 잔존가와 인수 옵션에 주목해야 하고, 일정 기간마다 차량을 바꾸고 싶다면 교체·반납 조건을, 초기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면 보증금·선납금 구조를 우선 살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장기 이용형 상품과 리스·렌트의 경계가 흐려지는 가운데, 앞으로는 단일 상품의 경쟁력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얼마나 쉽고 투명하게 비교·설계할 수 있게 해 주느냐가 소비자 만족도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